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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3.05.26
플로살리x미켈모차
“마에스트로, 손이…뜨거워요.”
목이 졸리면서도, 기침을 하면서도, 숨을 간신히 내뱉으면서도 모차르트는 그런 말을 했다. 그는 도대체-무슨 상황인지나 제대로 파악을 하고 있는 것이 맞는가? 쇄골 사이의 움푹 팬 부분을 누르고 있는 두 개의 엄지, 목을 휘어잡고 있는 나머지 네 개의 손가락. 내가 그의 목을 조르고 있었는데도 그는 그런 말을 했다! 기침과 말이 뒤섞여 자세히 알아들을 수는 없었기에 엄지에 가하던 힘을 조금 풀자 기침을 연신 하던 모차르트는 드디어 말을 진정이 된 건지 슬프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.
“마에, 스트로에게…열기란, 불, 필요…한, 것, 같다고, 생각…했는데…그건, 아닌, 모양이었네요…뜨거워요, 마에스트로…”
그 말에 난 도대체 뭐라고 대답해야 했을까. 목을 조르던 손에 순간 힘이 빠졌고, 난 결국 참던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…말도 안 돼. 멍청하게 중얼거리는 내 목소리가 멀게만 들리는 건 내 착각인가?
“모차르트…당신은 이런 상황에서조차 날 비참하게 만드는군요.”
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사실을 말하고 나서야, 마침내 목을 감고 있던 손가락에 힘이 완전히 빠졌다. 너라는 존재는 날 항상 비참하게 만들어. 비참하고도, 기쁘게 만들어…
“마에스트로.”
두 다리로 버틸 힘조차도 사라져, 어느새 허리를 굽혀버린 나의 어깨 위에 모차르트의 손이 와 닿았다. 마음 같아선 떨쳐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. 거부할 수 없는 온기가 내 어깨 위를 지배했기에.
“격정적인 사람.”
아아, 모차르트. 난 방금 전 까지만 해도 당신을 죽이려 했지. 하지만 당신은 나에게 도망치지 않고 또다시 나를 위해 온기를 나눠줘. 당신이 나에게서 도망쳐도 마찬가지야. 난 당신을 지금보다도 평생토록 저주하며 증오하겠지……당신은 결국 나를 비참하게 만들어, 당신의 존재가! 모차르트, 네가!
“난…당신을 증오합니다, 모차르트.”
그 순간 나도 모르게 흘러나온 말에 흠칫 놀라버리고 말았다. 전혀 생각지도 못한 단어. 증오한다고? 이것을 증오라고 부르던 것이었나? 질투와 증오가 뒤섞인 감정. 추하다, 그렇게 생각한 또 다른 순간,
“저도 알아요.”
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 들려오는 평온한 목소리의 대답-위화감, 하지만 너무나도 당연한 위화감. 그의 온기는 여전히 내 어깨를 쥐고 있었다. 고개를 들어 올릴 수 없었다.
그 때. 고개를 들어 올릴 수 없던 그 때. 그는 웃고 있었으리라 생각한다. 평소와 같은 밝은 색조의 웃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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